상단 리스트파도 곁의 드림메이커들: 그들이 톈야 마을을 ‘멀리’로 만들다

파도 곁의 드림메이커들: 그들이 톈야 마을을 ‘멀리’로 만들다

오늘의 나를 만든 건 무엇일까? 싼야에는 ‘톈야’라는 작은 어촌이 있다. 그곳의 변신이 바로 답이다. 한때 이곳엔 파도와 일출만 있었고, 여행 지도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구석이었다. 지금은 수많은 여행자들이 떠올리는 ‘싼야 슬로우 라이프 쇼룸’이 되었다.

그 변화를 만든 건 거대한 계획이나 인위적 꾸밈이 아니다. 꿈을 안고 손으로 삶에 온기를 더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닷바람 속에 하나둘 민박과 카페, 바를 밝히며 마을의 밤을 이야기로 채웠다. 발걸음을 멈춘 누구라도 삶의 가장 부드러운 순간을 맛볼 수 있게 만들었다.

 

엠마: 장인정신으로 바치는 편의 커피

커피그램(COFFEEGRAM)

커피그램의 한 잔, 한 잔은 주인 엠마가 세상에 보내는 편지다. 그녀의 꿈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모든 커피 애호가와 나누는 것’이다. 그 집요한 열정은 유학 시절 커피에 빠졌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 사랑을 위해 스스로를 다듬어 한 사람의 연구자가 되었다. 북미 곳곳을 찾아 맛과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했고, 엄격한 기준 속에서 Q-Grader, 미국 SCA 로스팅 인증, CCL 심사 자격을 차례로 땄다. 엠마는 말한다.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고, 그저 ‘조용히’ 품질 관리를 잘 하고 싶다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하이웨이 1번’이나 ‘선셋 비치’ 같은 이름을 달고, 한 모금마다 이야기와 정성이 숨어 있다. 작은 커피잔이 큰 꿈을 담고 있는 곳이다. 해질 무렵 바닷바람이 집 안을 스치고, 눈부신 노을이 가슴에 안길 때 마시는 한 모금은 엠마가 세계 농장에서 가져온 테루아와, 커피 한 잔이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기쁨이다.

보거: 화려함에서 소박함으로, ‘낮엔 카페 밤엔 철학

 

푸드 아카이브(Food Archive) & 몰트 카페(Malt Cafe) · 동굴형 씨뷰 카페·레스토랑

 

주인 보거(Boge)는 한때 연예계에서 지냈던 감성파 청년이다. 톈야에서 그는 ‘바다를 바라보며 맞이하는 봄’이라는 마음속 이미지를 구체화했다. 그의 첫작은 위층은 민박, 아래층은 카페인 ‘문라이트 돌고래’였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걸작, 몰트 카페는 재생이라는 영혼을 품고 있다. 그 공간은 원래 시끄러운 양계장이었다. 보거는 손님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그곳을 통째로 빌려 놀라운 ‘동굴’ 공간으로 바꿨다.

 

이 동굴과 바다가 어우러진 공간은 보거의 ‘낮엔 카페, 밤엔 술’ 철학을 완벽히 보여준다: 낮에는 카페다. 인더스트리얼한 미니멀 공간, 창 밖엔 손에 잡힐 듯한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밤이면 그곳은 바로 바다. 문 안과 밖은 마치 다른 세계 같고, 동굴은 안전한 안식처가 되어 술과 커피가 주는 두 가지 즐거움 속에서 잠시 일상의 소란을 잊게 한다. 연예계의 빛과 소음에서 마을의 파도 소리와 매미 울음까지, 보거는 자신의 삶에 대한 감각을 톈야에서 가장 독특한 안식처로 빚어냈다.

페이거: 사랑과 이상을 지키며 톈야에 남다

산타 루치아(SANTA LUCIA) · 씨뷰 이탈리안 레스토랑

산타 루치아의 핵심은 ‘사랑’과 ‘끈기’다. 주인 페이거는 국제 테니스 코치 출신으로, 그의 꿈의 여정은 이상주의로 가득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 공익 서점 ‘톈야 소원’을 열었고, ‘시와 먼 곳’을 위해 국제 호스텔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상은 여러 번 좌절했지만, 바다에 대한 애정과 전 세계 친구들을 사귀는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이후 페이거는 이 마을에서 인연을 만나 사랑을 찾았다. 두 사람은 남기로 결심하고 호스텔을 지금의 레스토랑으로 바꿔, 그가 처음 품었던 ‘바닷가에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

사랑을 지키려는 그 끈기는 이제 가장 따뜻한 일상의 풍경이 되었다. 가게의 시그니처 피자는 상하이 5성급 호텔 출신 셰프의 손에서 나오며, 얇은 도우에 속이 풍성해 특별한 식감이다. 테라스에선 연인이나 삼대 가족이 햇볕을 쬐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음식을 즐긴다 — 이 풍경이야말로 산타 루치아의 가장 감동적인 모습이자, 페이거의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다. 페이거는 말한다. “여기선 모든 손님이 친구다.” 이것이 아마도 산타 루치아가 가진 가장 소중한 풍경일 것이다.

그들의 끈기가 네가 꿈꾸던멀리 완성한다

꿈이 있어 바닷가에 뿌리를 내렸고, 사랑이 있어 마을은 온화하고 진솔해졌다. 톈야 마을에서 마시는 한 모금의 커피와 한 입의 음식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닷가에서 노을을 기다리는 그 여유와 편안함은, 이 꿈꾸는 이들이 사랑과 끈기로 만든 ‘작은 행복’이다. 톈야 마을의 맛과 로맨스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그저 네가 와서 직접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